최근 계란 가격이 2021년 '계란 대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공급 감소, 사육 밀도 규제 강화에 따른 생산량 조절, 그리고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면서 공급 불안이 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계란값, 왜 이렇게 치솟았을까요?
계란값이 오르는 데에는 한두 가지 이유가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습니다. 마치 퍼즐 조각처럼 하나하나 맞춰볼까요?
1. AI의 습격: 닭들이 사라지면 계란도 사라진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원인은 바로 조류인플루엔자(AI)입니다. 2021년에도 AI 대유행으로 수많은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대란'이 벌어졌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올해 초에도 충남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AI가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이로 인해 약 490만 마리의 닭들이 살처분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알을 낳는 어미 닭들이 줄어드니 당연히 계란 생산량도 줄어드는 겁니다. 정부는 살처분 규모가 전체 사육 두수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 그 지역의 공급이 크게 줄어들어 전국적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서도 충청권 AI 집중 발생이 전국 계란값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닭들의 고령화나 다른 질병들까지 겹치면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악순환도 계란값 오름세를 부추겼습니다.
2. 국제적인 공급 불안: 해외 상황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쳐요!
AI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AI가 확산되면서 주요 계란 수입국들에서도 산란계 살처분이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에는 브라질에서 AI가 발생해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병아리 수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외에서 들어오는 계란 물량까지 줄어드니 국내 공급 상황은 더욱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3. 사육 밀도 규제: 더 넓은 집을 향한 변화, 하지만…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닭 1마리당 사육면적 확대 규제도 계란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농가 입장에서는 닭들에게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해야 하므로, 같은 면적에서 키울 수 있는 닭의 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결국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겠죠. 이 규제를 앞두고 일부 농가들은 노계(산란 능력이 떨어진 늙은 닭)를 미리 도태시키거나, 병아리 입식을 늦추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일시적인 공급 감소를 유발했습니다. 물론 동물 복지를 위한 좋은 방향의 변화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죠.
4. 기록적인 폭염: 닭들도 더위에 지쳐요!
최근 이어진 역대급 폭염도 계란값에 불을 지폈습니다. 사람도 더우면 힘든데, 닭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온이 지속되면 닭들의 산란율이 뚝 떨어지고, 심한 경우 폐사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폭염이 심했던 6월의 계란 등급판정 물량이 5월보다 약 6% 감소했다고 합니다. 더위가 계속되면 닭들이 알을 덜 낳고, 심지어 죽기까지 하니 계란 공급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5. 소비 진작 정책: 수요가 늘면 가격도 뛴다!
마지막으로, 오는 21일부터 지급될 예정인 민생회복 소비쿠폰도 계란값을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인당 15만~45만 원 규모의 소비쿠폰은 전통시장, 농수산물, 외식 등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좋은 취지의 정책이지만,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품목에는 오히려 가격을 밀어올리는 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농경연 관계자도 소비쿠폰으로 농수산물 수요가 늘면 계란 가격이 단기에 더 오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으로 계란값은 어떻게 될까요? (가격 전망)
안타깝지만, 당분간은 계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 및 질병의 불확실성: AI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고, 다른 질병들도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이는 언제든 공급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요인입니다.
사육 밀도 규제 영향: 새로운 사육 밀도 규제가 완전히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여름철 폭염의 지속: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폭염이 계속되거나 다시 찾아온다면 닭들의 산란율 저하와 폐사로 인한 공급 감소는 계속될 것입니다.
소비 진작 정책의 파급 효과: 소비쿠폰 지급으로 인한 수요 증가는 일시적으로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물론 정부도 계란값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가공용 계란 수입 확대와 할당관세 적용, 산란계 시설 현대화 지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긴급 급수, 차광막 지원 등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대형마트 할인 행사나 소비쿠폰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실제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현명한 식탁 만들기 필요
지금까지 계란값 급등의 복합적인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단순히 '비싸다'고 넘어가기보다는, AI, 기후 변화,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이 얽혀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분간 계란 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꼭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거나 대체 식품을 활용하는 등 현명한 소비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계란값 안정화 대책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계란값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입을 늘리는 단기적인 대책을 넘어, 산란계 농장의 방역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며, 지속 가능한 사육 환경을 조성하는 등 근본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밥상 물가가 다시 안정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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