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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 12년 만에 아시아 대학 1위 탈환(FT. 한국 대학 '톱 10 제로' 쇼크)

by 에버그린팩트 2025.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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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의 '2025 아시아 대학 평가' 결과는 아시아 고등 교육 지형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홍콩대가 12년 만에 1위를 차지하며 중국, 싱가포르 대학들과 함께 상위권을 휩쓴 반면, 한국 대학들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톱 10'에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습니다. 연세대가 지난해 9위에서 11위로 하락하는 등 전체 103개 평가 대학 중 절반 이상인 53곳의 순위가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한국 대학들의 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는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과 이로 인한 재정난 심화, 그에 따른 우수 연구 인력의 해외 유출연구력 지표(논문당 피인용 수) 부진이 꼽힙니다. 홍콩의 파격적인 인재 유치 정책과 중국의 집중적인 투자 속에서 한국 대학들이 국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명확한 경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대학순위

대한민국 고등 교육의 위기, 왜 연구 경쟁력이 무너지는가

한국 대학들의 순위 하락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바로 연구력입니다. 특히 교수들의 연구 활동성과 영향력을 나타내는 '논문당 피인용 수' 지표에서 상위 100위 안에 든 한국 대학은 울산과학기술원, 세종대 등 단 5곳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국내 최고 대학 중 하나인 서울대는 해당 지표에서 지난해보다 무려 89계단 하락한 237위를 기록했습니다.

장기 등록금 동결의 그림자: 연구 재정 악화

한국 대학의 재정 문제는 17년간 이어져 온 등록금 동결 정책에서 비롯된 측면이 큽니다. 이 정책으로 인해 대학들은 재정 확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연구 환경 악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수한 연구자를 초빙하거나 기존 교수가 더 나은 처우를 찾아 해외나 기업으로 이직할 때, 이들을 붙잡기 위한 '카운터오퍼(역제안)'조차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확보는 더욱 요원해졌고, 결과적으로 논문의 질적 성장이 둔화되는 악순환에 빠진 것입니다.

핵심 인재 유출 가속화: 홍콩의 '톱 탤런트 패스'와 대조

홍콩 정부는 '톱 탤런트 패스(TTPS)'와 같은 파격적인 인재 유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MIT 등 세계 100대 대학 출신에게 7년 거주 후 영구 신분증 신청 자격을 부여하는 이 제도는 시행 2년 만에 10만 명 이상의 학생, 연구자, 교수를 홍콩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여기에 영어 사용이 자유로운 국제화 도시라는 홍콩의 강점까지 더해져 A급 인재들을 쓸어 담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면 한국은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KAIST 교수들에게까지 '연봉 4억'을 제시하는 영입 메일이 발송되는 등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 위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경쟁국들이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로 인재 유치 전쟁에 나서는 동안, 한국 대학들은 재정적 한계에 갇혀 핵심 연구 인력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대학 경쟁 환경의 변화와 한국 대학의 생존 전략

QS 수석 부사장이 "한국은 주변 해외 대학들에 따라잡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듯이, 이제 한국 대학들은 더 이상 국내 시장에만 안주할 수 없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특히 중국 대학들은 무려 48곳이 '논문당 피인용 수' 100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양과 질 모두에서 압도적인 연구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만조차도 국립대만대가 일본 도쿄대를 제치고 순위가 상승하는 등 아시아 전역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재 유치와 국제 연구 협력 강화

한국 대학이 다시 국제적 위상을 되찾으려면 '국제화' 지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비책이자 연구력 향상을 위한 지름길은 해외 우수 교수와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대학들이 홍콩의 TTPS와 같이 해외 인재가 매력을 느낄 만한 파격적인 비자 및 정착 지원 정책높은 수준의 처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연구의 질적 전환과 재정 구조 혁신

단순히 논문 수를 늘리는 양적 성과보다는, 피인용 수가 높은 질 좋은 연구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집중되어야 합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연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등록금 정책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하거나, 정부의 안정적인 대규모 연구 지원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교육부의 규제 완화를 통해 해외 대학과의 공동 학위 프로그램이나 유연한 학사 구조를 도입하는 등 국제 표준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국 QS 2025 아시아 대학 평가는 한국 대학들에게 '현재의 재정 및 인재 정책으로는 국제 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냉철한 현실을 깨닫게 해준 사건입니다. 톱 10 재진입을 넘어 아시아 고등 교육의 리더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혁파와 대학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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